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보도] 교육부, 무전공 확대 강력 지시···본교 대응 주목

기사승인 2024.03.03  23:01:28

공유
default_news_ad1

본교가 2025학년도 대입 모집 전형부터 계열 단위 모집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의 ‘2024년 대학혁신 지원사업 및 국립대학 육성사업 기본계획’에 따른 조치다. 수도권 대학과 국립대학의 경우 무전공/계열제 모집을 25% 이상 선발해야 최대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그러자 ‘정부가 지원금으로 혁신안을 사실상 강제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정부 계획에 따른 본교의 방안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계획 중 대입 모집 전형에 관한 ‘혁신성과’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유형1’(무전공)은 자유전공학부와 같이 전공을 정하지 않고 모집 후 대학 내 모든 전공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한다. 반면 ‘유형2’(계열제)의 경우 계열 또는 단과대 단위 모집 후 계열 내에서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당초 교육부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정원의 20~25% 이상을 무전공으로 선발하는 대학에만 대학혁신지원사업 지원금(총예산 4천 410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일각에서 ‘기초학문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일었다. 지난 1월 24일, 9개 대학의 인문대학장이 모여 “무전공 모집제도 도입은 기초학문의 붕괴를 가속할 것”이라며 “특정 분야로의 인재 쏠림은 사회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작년 3월 9일, 본교가 실시한 ‘2023학년도 상반기 자유전공학부생 신입생 학과 선호도 조사’(64명 응답)에서 78%의 학생이 1지망으로 전자공학과와 컴퓨터공학과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선호하는 학과에는 △기계공학과 △화학공학과 등 공학계열 학과만 있었을 뿐, 인문계열 학과는 없었다.

대학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모집 비율을 강제하지 않겠다”면서도 지원금 산정 평가 기준을 가산점 형태로 바꿨다. 무전공 비율이 높은 대학일수록 더 높은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가지표 중 ‘교육혁신 성과’, 즉 무전공/계열제 모집 비율이 가장 높은 배점(100점 중 80점)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강제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지난 1월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 참석한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무전공 확대는 물러설 수 없는 원칙”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무전공 선발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방침으로 지역 대학들은 학제 개편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북대학교는 지난 2월 26일 기성 언론을 통해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정원의 25%를 무전공으로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교육부는 올해 최초로 ‘융합교육 선도 대학’을 선정하고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학 서열화를 우려해 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던 정부가, 대학 목록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인석 문과대학장은 “교육부의 무전공 확대 추진의 취지에 일부 공감한다”면서도 “무전공으로 입학 후 1년 뒤 결정하는 것의 효과는 작을 것”이라 말했다. 또 “무전공 확대로 인해 발생할 혼란을 고려하면 2025학년도에 이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 손실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기초학문은 모든 학생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지식을 생산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며 “앞서 말한 혼란이 기초학문의 전공자 수를 줄여서 해당 분야 전문가 공동체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가 주도하는 변화가 우리나라의 국력과 국위에 중대한 손실을 가져오는 결과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문과대학장으로서가 아닌 개인의 의견이라 덧붙였다.

한편 ‘인하대학교 교수회’(이하 교수회)는 2월 29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교수회는 ‘교육부가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으로 대학에 구조변경을 강제하면서 대학 사회는 물론 교육계의 심각한 반발과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구조변경을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처럼 말하다가 재정상 어려움을 겪는 대학의 약점을 이용해 교육부의 요구에 따르는 대학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공표하는 조삼모사식의 태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예상되는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 방안 없이, 교육 현장과 각 대학의 다양한 차이를 무시하고 무전공 선발을 일률적으로 대폭 확대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한 국가의 대학 교육의 전반적인 파행을 초래할 것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학과 학생들의 몫이 되고 말 것이다’라고 밝혔다. 교수회는 또, ‘교육부의 강압에 쉽게 굴복해 혼란을 자초해 온 대학 본부의 태도 역시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며 ‘허울뿐인 융합대학과 같은 구조 개편을 시도한다면 그 후폭풍은 총장을 비롯한 대학 본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내세웠다.  

교수회의 강력한 입장에 본교는 무전공/계열제 모집 도입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교는 2025학년도 대입 모집 전형에 대한 계획을 3월 중 공개하고 공청회를 통해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그러나 대교협에 제출하는 대학의 최종안 기한이 4월까지로, 대학 구성원 모두의 의견이 충분히 수용되기에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훈 기자 ljh1109@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