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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영화] 반복돼선 안 될 치욕의 역사

기사승인 2024.03.03  21: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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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진부하지만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만큼 명쾌하게 설명하는 말이 없다.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로 독재 정부를 겪는 동안 민주화를 갈망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했을 때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도래하리라는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또 다른 군사정부의 등장으로 인해 무너졌다.

영화 『서울의 봄』은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한 1979년 10월 26일부터 전두환이 쿠데타를 일으킨 12월 12일까지의 내용을 각색해 담고 있다. 대한민국이 전두광을 중심으로 한 사조직 ‘하나회’의 손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극 중 특수작전사령관, 헌병감이 수도경비사령관과 함께 끝까지 쿠데타를 저지하려는 모습과는 반대로 국방장관이 도망치는 장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분노를 일으킨다. ‘오국상’ 국방장관은 12·12 사태 발발 당시 총소리를 듣고 놀라 미군 부대로 도망치고 이후 신군부에 붙잡힌다. 그리고 신군부의 꼭두각시가 돼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에게 회군 명령을 내리고, 계엄사령관인 정상호 육군참모총장의 체포를 승인한다.

국방장관 외에도 많은 군 관계자는 사태가 커질 게 두려워 반란군 세력에 붙었다. 수도경비사령관 중심으로 이루어진 진압군 세력과 함께 힘을 합쳤다면 영화 속 전두광이 이렇게 빠르게 쿠데타에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을 보며 진정한 군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군인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 영화 속 군인을 군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들은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안위만을 챙긴 배신자들이다. 어쩌면 직접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광보다도 더 암적인 존재다. 전두광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는 이러한 자들의 도움을 받아 대한민국을 삼켰다. 그리고 오랜 시간 국가의 권력을 독차지했다.

현재 대한민국 군인의 모습은 어떨까. 여전히 자기 밥그릇만을 챙기기에 급급한 이들이 보인다. 얼마 전 해병대에서 구조작전을 펼치던 병사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안전 절차가 무시된 채 무리한 작전을 펼치다 사망한 것이다. 그러나 군 내부에서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했다. 부대의 사령관은 자신의 예하 지휘관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이러한 모습은 과거의 실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영화는 개봉한 지 3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본인들의 심박수를 SNS에 공유하는 챌린지가 유행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들은 책에서 공부한 역사적 사실을, 영화를 통해 직접 두 눈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치욕적인 역사를 머릿속에 깊이 새겼다. 영화 『서울의 봄』 같은 비참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는 잊지 말고 항상 기억해야 한다. 어디서 영화 속 ‘전두광’ 같은 자가 다시 나타나 대한민국을 집어삼킬지 모르니.

송재혁 기자 12203566@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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