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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교내 미세먼지 농도 ‘적신호’

기사승인 2023.05.28  23: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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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건물 내 미세먼지 농도가 인천 실외 미세먼지 농도보다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교내 건물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결과 실외 미세먼지 농도에 비해 1.5~2.1배 높은 수치였다. 고농도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건강에 심대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교내 구성원의 건강이 위험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본교 실내 미세먼지 측정 결과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아주 작은 먼지를 말하며, 부유성 고형물(particulate matter) 약칭 ‘PM’으로 불린다. 미세먼지는 지름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지름이 10μm(마이크로미터), 2.5μm, 1.0μm보다 작은 먼지를 각각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초입자먼지(PM1.0)라 한다. 지름이 작을수록 신체 깊숙한 곳까지 침투할 수 있으므로 건강에 더 치명적이다.

본교가 위치한 인천은 한국에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편에 속하는 도시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가 공시한 2022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각 도시의 미세먼지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인천은 규모와 인구수, 입지가 비슷한 부산보다 초미세먼지가 ‘나쁨’ 이상인 날이 한 달에 평균적으로 5일 이상 많았으며, 심한 경우엔 9일가량 많았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본교 건물 내 공기였다. 본지는 지난 10일에서 11일, 이틀에 걸쳐 본교 건물 13개동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본교 학생들은 고농도 미세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었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미세먼지를 각 건물의 최저층에서 1회, 최고층에서 각 1회, 2, 5호관은 동마다 2회씩 측정했다. 총 3개 종류 미세먼지(PM10, PM2.5, PM1.0)의 농도를 측정했고, 미세먼지 농도 기준은 WHO AQG(WHO 세계 대기질 가이드라인)와 유럽 EAQI(유럽 대기질 지수)를 사용했다.

교내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57였다. 이는 실외 공기보다 약 1.5배 높은 수치로, 평균적으로 ‘나쁨’을 의미한다. 측정한 본교 건물 13개동 중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인 건물은 10개동으로, 오직 3개 건물만이 ‘보통’이었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교내 평균은 46였다. 실외 공기보다 약 1.6배 더 많은 미세먼지가 건물 내에 있었으며, 평균적으로 ‘나쁨’ 수준이었다. 총 13개동 중 8개동이 ‘나쁨’, 5개동이 ‘매우 나쁨’이었다.

수업이 많이 진행되는 △2호관 △5호관 △6호관 △9호관 △60주년기념관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와 초미세먼지 농도 모두 ‘나쁨’ 수준이었다. 이들 건물엔 ‘나쁨’ 수준인 교내 평균에 비해 평균 1.4배 더 많은 미세먼지가 있었다. 심지어 초미세먼지는 교내 평균보다 2배 높은 농도를 보였다.

본교 건물 내부엔 실외에 비해 △미세먼지 30~40 △초미세먼지 20~30 △ 초입자먼지 15~20 만큼의 미세먼지가 대기 중에 더 있었다. 이러한 농도 증가는 폐암 발병률과 급사 확률을 각각 30, 20% 증가시킨다. 뿐만 아니라, 생식 능력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2호관, 5호관, 60주년기념관의 미세먼지 농도는 왜 높은가?

본교 건물 내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오는 데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인하대학교 미세먼지 연구센터 이승배 교수는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며, “건물 자체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실험에 의한 미세먼지, 사무용품에 의한 미세먼지, 실외 유입 미세먼지 등 수많은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실이 밀집한 곳이나, 건물 자체가 오래됐거나, 유동 인구가 많은 경우 실내에서 기본적으로 생성되는 먼지가 많아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환기하지 않거나 공기가 순환하지 못할 경우에도 미세먼지가 계속해서 축적되어 대기질이 악화할 수 있다.

본교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건물인 △2호관 △5호관 △60주년기념관은 위 조건에 모두 부합했다. 2023년, 본교 실험실 중 36.1%가 5호관에, 25.4%가 2호관에, 9.5%가 60주년기념관에 위치하여, 2호관, 5호관, 60주년기념관이 본교에서 실험실이 가장 밀집한 건물 3개였다. 이들 건물은 유동 인구 또한 많으며, 특히 2호관과 5호관은 본교에서 오래된 건물 중 하나다.

 

불편을 느끼는 학생들, 인지조차 못한 학교

컴퓨터공학과 A학우는 본교 건물 내 대기질에 관한 질문에 “건물에 들어서기만 하면 기침이 난다”며, “건물 내부 공기가 탁한 게 느껴진다”고 대답했다. 5호관에서 강의를 듣는 권윤아(일어일문, 1학년) 학우도 "다른 호관에 있다가 5호관에 들어가면 (공기가) 탁해지는 느낌"이라며, "특히 지하 과방 구역이 먼지가 진짜 많은 것 같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이 같은 불만에 대해 본교 관계자는 “아는 바가 없다”며 “현실적으로 수백 개에 달하는 호실과 복도 모두를 중앙에서 관리할 순 없기에, 지금으로서는 건물 내 미세먼지에 대한 관리 계획이나 대책은 없다”고 밝혔다.

학교 차원에서의 대응책이 전무한 탓에, 교내 구성원들은 어쩔 수 없이 각자 대응하고 있다. 연구실 안에 사비를 들여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거나, 실험 도구와 같이 먼지를 발생시키는 시설과 사람의 체류 공간을 물리적으로 격리하기도 했다. 몇몇 학우는 답답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밝혔다.

환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적극적인 환기로 낮은 농도를 유지하는 C호관과, 공기순환기가 지속적으로 작동 중이었던 정석학술정보관은 다른 건물보다 약 50%가량 낮은 농도를 보였다. 2호관, 5호관, 60주년기념관과 같이 높은 농도를 보인 곳에서도, 열려 있는 문이나 창문, 또는 공기순환기가 근처에 있다면 주변 미세먼지 농도는 현저히 낮았다. 하지만 각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농도는 대부분의 공간에서 여전히 실외보다 높았다.

인하대학신문 inhanews@daum.net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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