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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천 불균형 역사, 그 이면을 톺아보다.

기사승인 2023.05.29  02: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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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면 미추홀구에서는 살고 싶지 않아요.” 작년 인하대학교를 졸업한 유 모 씨(26)는 미추홀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인천에서 취직하더라도 웬만하면 연수구나 서구 등 다른 지역에서 취업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자꾸만 떠나는 현실이 고민거리가 된 또 다른 지역이 있다. 설 연휴 이틀 전 찾은 동구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현대시장'. 설날 특수로 한창 시끌벅적해야 할 시장 분위기지만 설 연휴가 무색하게 매우 조용하다. “사람이 없어요... 이전에만 해도 사람들이 돌아다녔지만, 지금은 (시장이) 완전히 죽었어요. 사람들이 다 떠나는 상황입니다.” 현대시장에서 30년간 순대 장사를 했다는 한 상인은 기자의 질문에 한숨을 내쉬며 답한다.

동구와 미추홀구는 과거 인천 경제를 지탱하던 원도심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매년 유출되는 인구로 골머리를 앓는 처지가 됐다. 지난 2020년 인천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고서 '인천시 인구이동 특성 분석과 이해'에 따르면 2001년~2019년 약 20년간 동구에선 1만 830명, 미추홀구에선 3만9,933명의 인구가 인천 내 다른 지역으로 순유출됐다. 그중에서도 연수구와 서구 등 신도심으로 유출된 인구는 동구는 약 50%(5,319명), 미추홀구는 약 70%(27,707명)에 이른다. 같은 기간 각각 3만5,927명, 7만9,201명 순유입된 연수구와 서구의 경우와는 상반된 상황이다.

어쩌다 원도심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지역이 됐을까? 왜 주민들은 한때 잘나갔던 원도심을 떠나 주변 지역에서 새 둥지를 트는 것일까? 본지는 원도심에서 주민들이 벗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지역 격차를 조명해 봤다.

인천 불균형 발전의 서막, 신도시의 등장

“7월 송도신도시와 서북부매립지(현 청라), 영종도 등 3곳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됩니다. 이곳에 투자할 해외업체들을 유치하는 일이 올해 역점 사업입니다.” (안상수 당시 인천시장)

2002년, 인천 불균형 발전의 신호탄이 터졌다. 당시 송도와 청라는 영종도, 부산, 광양항 등과 함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신도시 조성의 기회를 얻었다. 인천 지역 개발의 중심이 되며 각종 세제 혜택을 받았고, 주거·문화·교육산업 등 전 분야를 망라하는 대규모 단지 조성이 계획된다. 당시 인천시는 신도시 개발로 인한 이익이 원도심으로 흘러 들어가는 일명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인천 경제 발전의 장밋빛 희망을 전망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여 년의 시간이 흐르자, 인천시 개발정책의 문제점이 하나둘씩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2012년, 동구 송림동에 있던 박문여자 중·고등학교의 송도 이전 추진이 크게 이슈화됐다. 이후 다른 원도심 학교들의 신도심 유출 계획이 연이어 화두에 올랐고, 당시 주요 원인으로는 교육 환경의 쇠퇴가 지목된다. 이를 계기로 원도심 주거 환경 노후화 문제 등 다른 불균형 개발 부작용들도 논의되기 시작한다. 인천시도 이런 상황을 넋 놓고 바라만 본 것은 아니었다. 그해 말부터 원도심에 대한 더 많은 재정 지원 등 본격적으로 균형개발을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신도심 지역 주민들은 즉시 반발했다. 원도심에 더 많은 지원금이 들어가게 되면, 기존 신도심이 받아왔던 금액이 줄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도 재정 지원을 두고 신도심과 원도심은 지속적으로 충돌했다. 당시 인천발전연구원 원장을 지낸 김민배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경제자유구역(신도심)에 자리 잡은 주민들이 원도심 투자에 반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원도심들이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경제자유구역 지역들은 (재정이) 다소 여유가 있지만, 동구나 미추홀구는 재정 상황이 어렵다”며 “개발이 안 되니 세수도, 일자리도 없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도심의 재정 여건이 넉넉지 않다 보니 지역 개발에 난항을 겪었고, 인구 유출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인천본부도 “인천지역 내 군·구는 경제자유구역 소재 여부에 따라 성장률이 차별화됐다”며 “신도심은 인천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률을 보인 반면, 원도심은 낮은 성장세를 보이는 등 성장 불균형이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2023년 현재까지도 인천의 신도심은 더 부유해지고, 원도심은 더 빈곤해지는 불균형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더 이상 이곳에서 살고 싶지 않아요”

인천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한 주민센터. 이곳은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주민분들이 민원을 넣으세요. 특히 수도, 전기 등 사는 곳의 불편한 점을 많이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해당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직원 A씨의 푸념이다.

새 학기를 맞아 본교 근처에서 자취방을 찾던 김 모 학우(24)도 마땅한 집을 구하는 데에 애를 먹었다. 그는 “이곳(미추홀구)의 집이 다 낡다 보니 곰팡이는 기본이고 단열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어떤 집은 녹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여곡절 끝에 자취방을 구했지만, 수압도 약하고 냉난방 설비가 불만족스러워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청했다는 경험담도 전했다.

'2022 인천의 사회지표'(이하 인천 사회지표)에 따르면 원도심 지역 주민들의 주택 만족도는 인천 내 구역 중 가장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5점 만점 중 동구는 2.73점, 미추홀구는 3.18점이었다. 신도시가 들어서 있는 연수구(3.91점)와 서구(3.68점)는 물론, 인천 평균(3.53점)에도 크게 밀리는 수준이다.

원도심 지역의 주택 만족도가 떨어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주택 노후화가 꼽힌다. 인천광역시 사회서비스원의 '제5기 인천광역시 사회보장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동구와 미추홀구의 노후주택 비율은 각각 36.4%, 26.6%로 인천 10개 자치구 중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공인중개사 양윤수 씨는 “(주택이) 노후화되면 아무리 관리주체가 있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관리가 어려워진다”며 “(난방 등 설비가) 고장이 자주 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집이 오래될수록 내부 설비에 이상이 생길 확률이 높고, 그만큼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함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같은 통계에서 주택 노후화가 가장 심한 동구의 경우, 화장실·냉난방·상하수도 등 주거환경 전 부문에서 주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도, 인프라도 ‘불만족’

원도심은 지역 인프라 면에서도 상당히 낙후돼 있다. 대표적으로 공원에서 크게 드러난다. 인천 사회지표 중 ‘공원 이용 전반적 만족도’(5점 만점)에서 동구는 2.96점, 미추홀구는 2.95점을 기록했다. 신도심인 연수구(3.93점)와 서구(3.46점)에 비해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원도심 공원은 특히 접근성에서 신도심에 크게 밀린다. 동일 통계에서 공원 접근성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연수구는 주민 중 71%, 서구는 50.7%지만 미추홀구는 18.6%, 동구는 18.5%에 불과했다. 인천시 구역별 녹지율은 △서구 55% △연수구 41% △미추홀구 17.8% △동구 10.9%다. 시에서는 환경보전과 시민의 산책 공간 제공을 목적으로 도시공원 등 녹지를 조성하지만, 원도심은 신도심에 비해 녹지 비율이 3배~5배가량 적다. 동구 내 공원에서 만난 한 시민은 “근처에 큰 공원이 별로 없어, 이용할 공원은 이곳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제는 공원만이 아니다. 원도심의 주민들은 문화생활을 즐기기도 어렵다. 동구에서 40년간 거주한 한 주민은 “옛날에는 냉면 골목 같은 먹거리도 많았는데 요새는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도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고요”라고 말했다. 동구에서 아이를 키우는 주부도 “키즈카페나 아기 병원 등의 편의시설이 없는 점이 아쉬워요. 어디를 가려면 택시 타고 나가야 해요”라고 전했다. 다른 동구 주민들 역시 공원, 쇼핑 등을 포함한 여러 문화시설이 부족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공통적으로 토로했다.

반면 신도심 주민들은 문화생활을 비교적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편이다. 연수구는 송도 국제도시를 조성하며 센트럴파크와 트리플스트리트 등 매력적인 문화 단지를 보유하게 됐다. 서구 또한 청라 국제도시를 통해 여가 시설이 여럿 들어서며 쇼핑 등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동구 만석동에서 거주하다 송도로 이사한 주민은 “동구에 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이 훨씬 나아요. 여기(송도)는 동네도 깨끗하고 공원이 잘 돼 있는 게 가장 좋아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공교육과 사교육도 신도심으로 기울어져

교육 분야 역시 원도심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한때 교육의 중심지였으나 이젠 신도시에 자리를 내준 실정이다. 인천광역시 교육통계의 2016년에서 2022년 사이 초등·중등·고등학교 학생 수를 살펴보면 연수구와 서구의 학생 수는 각각 5,620명, 2,410명 증가했다. 그러나 원도심인 동구는 1,724명, 미추홀구는 5,212명이 감소했다.

원도심에 있던 학교들이 신도시로 이동한 점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 이미 동구에 있던 박문여고, 인천 대건고 등이 학교를 송도로 옮겼으며 부평구 소재의 제일고 또한 송도 이전을 계획 중이다. 교육 환경에 격차가 벌어지자, 공교육마저 신도시로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현상은 사교육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미추홀구에서 송도로 이사 온 고등학교 1학년 B양. 그녀는 미추홀구에 있을 때보다 지금이 더 학원에 다니기 좋다고 말한다. “미추홀구에서 살 때는 학원이 별로 없었어요. 있어도 (수업이) 마음에 들지도 않았고요. 이쪽 학원(송도 학원가)에서는 선생님들이 열심히 가르쳐 주셔서 좋아요. 친구들도 다 같이 열심히 수업 듣는 분위기라 공부하기에 더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

학생들의 계속된 유입으로 신도심 지역에는 학원이 넘쳐난다. 2022년 인천광역시청 교육통계 자료의 사설 학원 현황을 보면 학원의 수는 △서구 912개 △연수구 781개 △미추홀구 383개 △동구 44개 순이었다. 특히 연수구와 미추홀구는 자치구별 인구수에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학원의 절대적인 수에서 큰 차이가 나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이 신도시 학원가로 몰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송도 학원가에서 수학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원 강사 C씨는 인천 지역 내에서 송도가 교육열이 가장 높다며 다양한 지역에서 학생들이 온다고 말한다. 교육열에 힘입어 송도의 학원들은 입시 커리큘럼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 신도심으로 기울어진 교육 환경으로 인해 원도심의 학생들은 신도시 학원가로 발걸음을 향하고 있다.

떠나가는 청년, 쇠퇴하는 지역경제

“젊은 사람들이 올라고 하겠어? 이런 곳에는 젊은 사람들이 잘 안 오려고 하지.” 인천 동구에 자리 잡은 D 유통업체에는 나이 지긋한 직원 단 두 명뿐이다. 건물 한 켠에 가득 쌓인 일감 탓에 이들의 손길은 분주하지만, 정작 사업장 분위기는 썰렁하다. 젊은이들의 열정이 넘쳐나는 타지역 사업장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젊은 직원 부족으로 시름하는 건 근처의 E 제분 회사도 마찬가지다. “20대 직원이 있긴 한데, 잘 안 들어와요.” 이 업체의 직원 50명 중 20대는 단 3명에 불과하다.

동구는 한때 인천의 산업기지와도 같은 곳이었다. 인천은 전국에서도 제조업에 특화된 지역이었고, 그중에서도 인천의 제조산업을 대표하는 지역은 단연 동구였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의 명성이 무색하게도, 청년들 발걸음이 뚝 끊긴 지역이 되고 말았다. '2021 인천광역시 청년통계보고서'에 따르면 동구는 2016년~2020년 5년 연속 청년 순유출을 기록한 몇 안 되는 인천 지역 중 하나다. 동구 지역의 일자리는 청년의 니즈(needs)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동구는 '일자리 전반적 만족도' 부문에서 인천 내 지역 중 가장 낮은 점수인 2.97점을 받았다. 임금, 근로 시간, 근무 환경 등 모든 근로 만족도 지표에서 동구는 인천 지역 중 최하위 점수를 기록했다. 그만큼 직원들이 만족할 만한 일자리가 잘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 선호 현상이 강한 청년들이 동구 내 일자리를 선호할 리가 만무하다. 동구의 경우 대기업은 단 4개(2020년 기준)에 불과하다. 각각 72개, 51개의 대기업이 들어선 연수구 및 서구 신도심보다 턱없이 낮은 수치다. 한편, 미추홀구의 대기업 수는 단 17개로 일자리 만족도 역시 미추홀구는 인천 지역 중 동구 다음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만족스러운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은 떠나는 청년들의 발걸음을 되돌릴 수 없다. 김효진 동구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원도심의) 일자리가 (청년들에게) 충족이 안 되다 보니, 청년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청년 유출 이유 중 하나로 일자리 문제를 꼽았다. 그는 이어 "일자리가 줄어들고, 청년 등 유동인구가 줄어들다 보니 결국 (원도심) 지역 상권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라고도 전했다. 청년층은 지역 경제활력과 잠재 성장에 결정적 요인이다. 지역 청년의 지속적인 유출은 지역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김민배 교수도 "청년이 없는 지역은 발전할 수 없다"며 청년 유출이 원도심 지역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을 짚었다.

원도심 업체들의 영세화도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 자료를 본지에서 분석한 결과, 인구 1만 명당 사업체 수는 △연수구 513개 △서구 622개 △미추홀구 690개 △동구 13,335개로 원도심 지역 사업체 수가 제일 많았다. 반면, 사업체당 종사자 수는 △연수구 6명 △서구 5.5명 △미추홀구 4.4명 △동구 4.5명으로 원도심 지역이 가장 적었다. 인구 1만 명당 사업체 수가 많고 사업체당 종사자 수가 적을수록 영세한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기업의 영세화는 그 지역 경제 쇠퇴에 불을 지필 공산이 크다. 한국은행 인천본부에 따르면 영세화된 업장은 적기에 자본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낮은 생산성 문제를 개선하기 어렵다. 영세 기업이 많은 곳일수록 그 지역의 저성장 추세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원도심 활성화 대책···지역주민과 청년이 핵심이 돼야

그렇다면 원도심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원도심 부흥을 위해서는 그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일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거듭 말한다. 김효진 센터장은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간직하고 지역의 고유성을 간직한 지역 재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김민배 교수는 "문화적 요소를 기반으로 한 관광·예술·문화·영화 등에 대한 아이디어와 사업, 그리고 일자리는 젊은이들의 생각과 행동에서 시작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랜 역사와 특색을 지닌 원도심은 청년에게 꿈을 펼칠 기회의 공간이다. 청년은 원도심의 주요 소비층이자 지역을 활성화하는 기획자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인천 ‘개항로 프로젝트’가 있다. 과거에 중구 신포동, 개항로 일대는 우수한 인프라가 있는 동네였다. 그러나 관공서의 이전과 타지역 개발로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개항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후 개항로는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중이다. 청년들과 지역 상인들이 힘을 합쳐 지역 자산을 리브랜딩하고 건물 인테리어를 새롭게 하는 등 상권을 활성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개항로 맥주’는 인천의 지역성을 조명한 우수한 예로 꼽힌다. 인천 중구 신포동에는 양조장이 있었다. 청년들은 양조장을 리브랜딩해 인천지역의 지명을 딴 ‘개항로 맥주’를 선보였다. 지역에서 오랜 세월 살아온 주민들의 이야기를 맥주에 담아내고, 지역 어르신을 표지 모델로 쓰는 등 개항로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데에 힘썼다. 지역의 오랜 문화와 청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만나 지역 경제 활성화에 시너지가 된 셈이다.

기울어진 인천의 균형을 위해선

“도시의 팽창이라는 측면에서 도시는 쇠퇴할 수밖에 없는 숙명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인천의 신도심 또한 언젠간 쇠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때 인천 사회의 중심지였던 원도심이었지만 활력을 잃고 쇠퇴했듯이 신도심 역시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경고다. 자그마치 20년. 어쩌면 인천 지역 격차의 악순환은 미래에도 계속될지도 모른다.

각 지역 자체의 경쟁력과 활력을 되찾는 보다 근본적인 해법 모색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주민들이 다른 둥지로 떠나지 않도록, 원래의 터전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인천 불균형 발전의 치욕사를 답습하지 않도록 혜안이 필요한 때다.

이재원 편집국장, 박재형 기자 ljw3482@inha.edu, qkrwogud0@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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