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문화를 즐기다_연극] 킬롤로지

기사승인 2021.11.01  01:21:24

공유
default_news_ad1

살인 게임 ’킬롤로지’ 개발자 ‘폴’, 아들 데이비를 잃은 아빠 ‘알란’ 그리고 고문당해 죽은 ‘데이비’. 세 명의 등장인물이 독백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폴은 아버지에게 늘 인정받지 못해 열등감에 빠져 있다. 그래서 아버지의 얼굴을 한 게임 캐릭터를 만들고 게임 속에서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하며 쾌감을 느낀다. 그는 이를 계기로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면 점수를 얻는 게임 ‘킬롤로지’를 개발한다. 게임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폴은 성공을 손에 넣게 된다.

어린 아들을 떠나 홀로 살던 알란. 아들이 9번째 생일을 맞던 날, 알란은 강아지를 선물하고 처음으로 아빠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 후 알란이 16살이 된 아들을 만난 곳은 다름 아닌 장례식장이었다. 가해자들이 ‘킬롤로지’라는 게임을 따라 해 아들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고, 알란은 개발자 폴을 향해 복수를 꿈꾼다.

데이비는 어디 갔는지 알 수 없는 아빠, 다정하지 못하고 무관심한 엄마 밑에서 자랐다. 게다가 유일한 친구였던 강아지 메이시는 불량배들 손에 잃게 된다. 어느 날, 공원에서 같은 반인 ‘에디 랜달’이 데이비를 부르고, 그날 데이비는 랜달 일행에게 잔인한 고문을 당해 죽고 만다. 이들이 데이비에게 가한 고문은 게임 킬롤로지 속 고문 방법을 모방한 것이었다.

무대가 막을 내리고 깊은 여운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첫 번째는 가정폭력이다. 폴은 아버지로부터 감정적인 폭력과 언어폭력, 데이비는 방치와 무관심이라는 폭력 속에서 성장했다. 이런 폭력들이 두 등장인물의 성장 과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극을 통해 볼 수 있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았다. 폴이 개발한 게임 ‘킬롤로지’가 바로 그 폭력의 산물이다.

두 번째로 ‘책임은 어디까지 져야 하는가’이다. 알란은 게임 개발자인 폴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복수하고자 했다. 사람들이 게임 속 폭력을 쉽게 모방하며, 폭력에 무감각해지고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 배경에는 개발자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폴은 게임 속에서 살해가 이뤄지고 난 후 자신이 죽인 캐릭터를 지켜보게 하기에 킬롤로지가 다른 게임보다 도덕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 플레이어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자신에겐 책임이 없다고 회피한다.

게임의 이름 ‘킬롤로지(Killology)’는 살해학이라는 뜻이다. 극작가 게리 오웬은 데이브 그로스먼의 ‘살해학’에서 영감을 받아 연극 ‘킬롤로지’를 탄생시켰다. 게임, 영화 등 일상에서 폭력을 쉽게 접한 사람들은 살인과 폭력에 거부감이 낮다는 것이 이 학문의 주장이다. 과연 게임을 모방해 잔인하게 고문하고 살해한 아이들에게 책임이 있는 걸까? 폭력에 익숙해지게 만든 ‘게임’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 것일까? 연극 ‘킬롤로지’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고민해봐야 할 때다.

김기현 기자 12192699@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