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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책] 나는 말랄라

기사승인 2021.10.04  01: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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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 사는 15세 소녀 말랄라는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다. 2012년 10월 9일, 시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스쿨버스 안에서 탈레반에게 총격을 당한 것이다. 그녀가 여성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주장하며, 탈레반과 손을 잡은 권위자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당시 파키스탄의 여성은 외출할 때는 물론 집안에서도 매일 치렁치렁한 옷이나 베일로 머리와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다녀야 했다. 또 남성과 마주했을 때는 시선을 아래로 하도록 강요당해왔다. 유일하게 얼굴을 드러내며 밝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은 여성들끼리 모여 있을 때뿐이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자란 말랄라는 여성들이 항상 숨어 사는 일은 불공평하다고 느끼며 여성들에게도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집안은 이를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학교 교장 선생님인 아버지만큼은 그녀가 자유를 맘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왔다. 여성들은 집안일만 하도록 강요되던 당시 분위기로 인해 여학생이 고등학교까지 진학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말랄라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던 어느 날, 파키스탄에 두 번의 지진이 일어난다. 심지어 지진이 종교적 이유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권위자도 생긴다. 탈레반과 손을 잡은 권위자는 빠른 속도로 더 큰 권력을 잡았다. 그들은 종교와 관련된 헛소문을 퍼뜨려 여학교를 폐지하려는 술수를 시작으로, 각종 횡포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에는 탈레반이 하루가 멀다 하고 폭탄을 터뜨리고 사람들을 죽이는 지경까지 이른다. 탈레반은 마을 모든 곳을 표적 삼았고, 결국 등교하는 학생은 줄어만 갔다. 하지만 말랄라는 이에 굴하지 않고 여성 교육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방송국에서 시작해 BBC까지 진출해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여성들이 받는 차별의 문제를 언급하며 그녀만의 길을 개척해간다.

TV에 얼굴을 비추고 주장을 굽히지 않은 말랄라는 탈레반의 표적이 됐다.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것이 목표일 정도로 조마조마한 나날을 보내던 중, 그녀는 탈레반에게 총격을 당한다. 그녀가 고작 15살이던 해의 일이었다. 화약 가루가 가득한 총알이 그녀의 관자놀이를 관통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았다. 말랄라가 깨어나자마자 본 광경은 정치인, 기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그녀를 보기 위해 모여있는 모습이었다. 탈레반을 비판하는 연설을 계속해왔던 여성을 알게 모르게 응원하고 있던 것이다.

이 책은 2014년 당시 17살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말랄라가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다. 평화적 저항의 상징인 그녀가 직접 겪은 일들을 글로나마 접하면서, 그녀처럼 지금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을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장민서 기자 judy73jh@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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