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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영화] 다시 시작해보자. 맛있게, 멋있게

기사승인 2024.06.02  21: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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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란 식빵 위에 머스타드, 햄, 치즈, 얇게 썬 돼지고기를 올려 샌드위치를 만든다. 버터를 양면에 바르고 ‘치이익’ 소리와 함께 뜨거운 불판으로 누르면 쿠바샌드위치가 완성된다. 바삭한 겉면에서는 잘 구워진 식빵의 고소한 향이 머무른다. 빵 속에는 스위스 치즈와 고기가 피클의 상큼한 맛과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끌어낸다. 불판에서 오는 열 때문에 땀에 흠뻑 젖은 남자는 손님들의 만족하는 표정을 보며 더위를 잊은 듯 입가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 남자가 불과 며칠 전 직장과 경력을 잃어버리고 좌절에 빠졌던 남자라면 믿을 수 있을까?

유명한 레스토랑의 셰프였던 이 남자의 이름은 ‘칼 캐스퍼’다. 그는 재능과 열정을 가졌지만, 누군가의 피고용인으로서 정해진 메뉴만 요리하는 불운한 셰프였다. 유명한 평론가의 방문에 멋진 코스요리를 선보이고 싶었지만, 지배인이 이를 묵살한다. 평론가로부터 ‘창의성 없는 그저 그런 요리’라는 혹평을 받은 칼 캐스퍼는 억울한 마음에 행패를 부린다. 그의 행동은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고, 해고와 함께 그의 셰프로서의 경력은 끝나버린다.

좌절을 겪고 조롱까지 당했다. 필자가 칼 캐스퍼의 상황을 마주했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절망스럽다. 도저히 해답이 나오질 않는다. 좌절을 겪었을 때 원점으로 돌아가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선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는 이에 대한 해답을 칼 캐스퍼와 푸드트럭에서 찾을 수 있게 한다.

모두가 칼 캐스퍼의 경력이 끝났다고 했을 때, 그는 셰프로서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한다. 유명한 레스토랑의 셰프였던 그가 푸드트럭 장사를 시작한다는 것은 큰 도전임이 틀림없다. 이제 그를 괴롭히는 외압도 없다. 좁은 푸드트럭 주방에서 땀을 흘리며 노력하는 칼 캐스퍼는 전혀 우스워 보이지 않는다.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스스로에게 압박을 가하고 그 상황을 즐기는 그의 모습은 경건해 보인다. 좌절을 겪고 더욱더 성장하여, 마침내 사회적 인정을 받는 칼 캐스퍼를 보며 카타르시스가 일어난다.

우리는 학생으로서, 또 한 사회의 사회인으로서 좌절을 피할 수 없다. 특히 높은 위치에서 떨어지는 건 더 큰 아픔을 낳는다. 하지만 좌절을 겪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하늘이 무너지고 내 편이 없는 것 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볼까? 압박감이 가득한 현실에 버티고 서있던 몸에 힘을 풀어버릴까?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하지만 칼 캐스퍼의 맛있고 멋있는 재기 과정을 담은 [아메리칸 셰프]를 감상했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다시 시작해보자. 어차피 다 잘 먹고 잘살자고 하는 짓 아닌가?”

이상혁 수습기자 lsh21197@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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