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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영화] “실수했다면, 바로잡으라.”

기사승인 2023.11.26  21: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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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인 '로라'는 유부남 '알렉'과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의 행위를 '불륜' 이외의 단어로 설명할 방법은 없다. 로라는 자신이 정도(正道)에서 벗어났음을 자각하며 고뇌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법이다. 영화 『밀회』는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욕망을 절제하려 발버둥 치는 로라의 모순적인 시선을 따라 진행된다.

영국의 밀포드 기차역, 의사인 알렉이 손수건으로 로라의 눈에 들어간 모래알을 닦아주며 둘은 연을 맺는다. 차를 마시거나 영화를 보며 우정을 나누던 그들은, 알렉이 뱉은 “다음 주에도 저를 만나주세요. 제발요.”라는 말을 시작으로 우정 그 이상의 감정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두 기혼자의 가벼운 만남에 ‘밀회’라는 딱지가 붙게 되는 순간이었다.

로라가 이성과 감정 사이에서 헤매는 사이, 알렉이 먼저 로라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로라 역시 알렉에게 사랑한다고 얘기하지만, 이내 행복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는 현실의 벽을 자각하며 고백을 거절한다. 이후 알렉은 일자리를 제안받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병원으로 떠난다는 사실을 로라에게 밝히고, 그렇게 그들의 짧은 만남은 끝을 맺는다.

영화 『밀회』는 분명 ‘불륜’이라는 소재를 가진 도발적인 영화다. 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는 ‘암묵적으로 간통을 허용하며 대중의 타락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상영 금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모습은 끝없는 욕심을 부리다 파국을 맞는 일반적인 ‘불륜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 로라와 알렉의 사랑은 격정적이기보단 차분하다. 뜨거운 육체적 사랑을 나누지도 않고, 가정을 내팽개치고 함께하려 억지를 쓰지도 않는다. 동시에 두 남자를 사랑하는 게 죄임을 알고 괴로워하는 여자 주인공의 존재가 영화 『밀회』를 삼류 치정극이 아닌 언제나 회자될 명작으로 만들었다.

 

또 영화는 시종일관 ‘절제’의 미덕을 강조한다. 불륜 소재 영화로서는 독특하게도, 로라는 눈앞의 쾌락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지 않는다. 백미는 단연 로라가 알렉의 고백을 거절한 장면이다. 로라는 알렉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린 서로 사랑하지만, 다른 것들도 중요해요. 자존심도 중요하고 품위도 중요하죠.” 이러한 ‘절제’ 덕분이었을까, 로라에게는 다시금 가정으로 돌아갈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불륜’이라는 소재를 사용했을 뿐, 영화는 사람 사는 세상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실수했다면, 바로잡으라.” 로라가 집으로 돌아가자, 로라의 남편은 얘기한다. “당신이 그동안 멀리 떠난 것만 같았는데, 다시 돌아와 줘서 고마워”라고. 이미 정도(正道)에서 벗어났음에도 ‘절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로라에게 남편은 ‘두 번째 기회’를 부여했다.

 

이 영화를 본 당신이라면 어떨까. 실수를 바로잡을 용기가 있는가?

박하늘 수습기자 skyrobbie@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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