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경험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학교가 늘어나는 추세다. 군 복무 경험 학점 인정 제도는 군 복무 기간 중 사회봉사나 인성교육, 리더십 등의 경험을 대학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학점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대민 지원 △전투 체육 △군사 작전 수행 △각종 교육은 각각 △사회봉사 △체육 과목 △리더십 △인성 교양과목으로 분류돼 과목당 2학점씩 인정받을 수 있다. 군 e-러닝같이 원격강의를 듣는 등의 별도 교육이 없더라도 군 복무 중에 누적된 교육적 경험이 각 대학이 지정한 학점만큼 환산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국방부는 2016년 군 복무 학점 인정제를 추진했으나 여성, 장애인 등에 관한 역차별 논란으로 무산됐다. 그러나 2017년, 교육부가 고등교육법을 개정함에 따라 모든 대학이 학칙에 의해 학교 밖의 학습 경험을 학점으로 인정할 수 있게 되며 군 복무 경험 또한 대학의 판단에 따라 학점으로 인정받게 됐다.
2018년에 국방부와 △강원도립대 △건양대 △경기과학기술대 △경인교육대 △구미대 △극동대 △대구보건대 △대덕대 △대전대 △상지영서대 △인하공업전문대 △전남과학대는 협약을 체결했으며, 2020년 기준 서울대학교를 비롯해 총 24개의 대학에서 군 복무 중 학점 인정 제도를 시행 중이다.
2018년부터 해당 제도를 도입한 인하공업전문대학(이하 인하공전)의 경우, 재학 기간에 군 복무를 시작해 전역까지 완료한 학우를 대상으로 신청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인하공전은 군대를 갔다 왔다는 자체만으로 학점을 부여하는 유일한 대학이다. 학점 인정 범위로는 △군 복무 경험 △군 교육훈련 △군 복무 중 원격강좌가 있다. 군 복무 경험은 복무기간이 1년 미만일 경우 1학점, 1년 이상일 경우 2학점을 인정한다. 해당 군 경력 증명서와 복무 확인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취득 학점이 인정된다.
서울대학교와 홍익대학교 역시 군 복무 중 학점 인정제를 적용한다. 서울대와 홍익대는 각각 군 복무 중에 26시간, 30시간 이상의 사회봉사 활동을 하면 1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전역자는 사회봉사 시간이 명시된 군 경력증명서와 봉사활동 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군 복무 학점 인정제는 병역 대상자에게 국가적 차원의 봉사에 관해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사과대 A 학우는 “전역 후에 다른 친구들보다 많이 뒤처졌다는 생각에 조급해지곤 했는데 이런 제도가 있으면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을 것 같다”며 제도의 도입을 지지했다.
이와 달리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공과대 B 학우는 “화학공학과는 커리큘럼만으로도 졸업학점은 다 채울 수 있기 때문에 군 복무 중 학점까지는 필요 없다”며 군 복무 중 학점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본교는 군 복무 중 원격강좌 수강 제도를 운용해 학점 취득을 인정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군 복무 중 학점 인정 제도를 확립할 생각이 있는지에 관해 학사관리팀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으나 점차 도입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 밝혔다.
김지유 기자 jiyoo0504@inha.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