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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형 만화촌 회장이 직접 그린 홍보 포스터 앞에 서있다. |
최근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해외 콘텐츠는, 단연 ‘애니메이션’일 것이다. OTT의 발달로 해외 콘텐츠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이를 즐겨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한국 넷플릭스에서는 <귀멸의 칼날>이 몇 주 연속으로 상위 10위권에 올라있었을 뿐만 아니라 극장판이 국내 영화관객 218만 명을 끌어모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슬램덩크>의 극장판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470만 명, <스즈메의 문단속>은 무려 555만 명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하며 같은 기간 개봉한 모든 한국 영화를 따돌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 매 학기마다 유독 이목을 끄는 포스터로 홍보하는 동아리가 있다. 바로 중앙 동아리인 ‘만화촌’ 이다. 수준 높은 그림, 특색 있는 그림, 재치 있는 그림들로 재미를 주는 이 동아리의 회장, 서재형을 만나봤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만화촌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디자인융합학과에 재학 중인 22학번 서재형이라고 합니다.
매년 개강 시기마다 재치있는 홍보 포스터가 돋보입니다. 캐릭터 선정은 어떤 방식으로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넷에서 밈이 된 캐릭터나 장면을 패러디해서 그리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잘 모르는 분들이 보더라도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부원 모집 현황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항상 들어오시는 분들은 많은데요. 사실 만화촌에 대해 인식이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가입하는 부원은 많은데,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 않아서 그만큼 나가는 부원도 많아요. 코로나 시기에는 나름 동아리가 새롭게 바뀐 부분도 있어서 들어온 사람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는데 이번 1학기에는 들어온 부원도, 나간 부원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번 2학기에는 남아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만화촌에서는 보통 어떤 활동을 하나요?
크게 두 가지 활동이 있습니다. 1학기에는 60주년 기념관에서 열리는 대동제에 참가해 일러스트 전시회를 하고 있어요. 2학기에는 만화, 일러스트, 소설들을 모아 회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창작 활동 외에도, 애니메이션을 추천하거나 관련된 주제에 대해 서로 얘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만화촌에서의 활동이 그림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 만화 창작을 하는 동아리를 지향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부원 중 그림을 잘 그리는 분을 창작 부장으로 선정해서 주 1회 강습회를 통해 다른 촌민(동아리 부원)들에게 이론을 알려주거나 그림을 도와주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니까, 굉장히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도 그림을 그려보지 않은 분이라도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어요. 강습회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면 다들 흔쾌히 도와드리니까요.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추천하고 싶으신 애니메이션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쉽게 접근하실 수 있는 애니메이션 중에는 대중적이기도 한 <진격의 거인>, <강철의 연금술사>를 추천해 드립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만화촌 회장이 너무 대중적인 것만 추천하는 거 아니냐 하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중요한 건 ‘어떤 걸 보는지’보다 ‘어떤 걸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 작품이기는 하지만, <PSYCHO-PASS>도 추천해 드립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인공지능이 사람의 사이코패스 수치를 측정해서 범죄를 저지를지, 그렇지 않을지 판단하고 경찰이 체포하는 스토리로 이루어져 있어요. 잔혹하고 어두운 내용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스토리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나 더 추천해드리자면 <장송의 프리렌>도 재밌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애니메이션에 흔히 있을 법한 용사에 대한 서사인데, 파티원 중 ‘엘프’가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하려 하지 않다가 자신과 함께한 용사가 죽고 난 후 반성하며 인간 동료와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보통의 애니메이션은 조연들에게 이 정도의 이야기를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신선한 내용이라 재밌게 감상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에게 애니메이션이 갖은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애니메이션은 이정표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원래부터 만화를 그리고 싶어 했고,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을 접하게 된 것이 미술을 시작한 계기이기도 하거든요. 만약 애니메이션이 아니었다면 인하대학교에 오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취미나 재미일 수 있겠지만 저에게는 나름대로 깊은 의미를 갖는 존재입니다.
인하대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만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만화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 창작을 해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오셔서 함께 했으면 합니다. 만화촌 동아리가 이상한 동아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지만 전혀 이상한 동아리가 아니고요. 가볍게 생각하고 오셔도 함께 즐기실 수 있고, 상시 모집 동아리인 만큼 언제나 환영합니다.
이재훈 기자 ljh1109@inha.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