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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날아오는 공을 배트로 치고 있는 모습이다 |
따사로운 햇살이 들어오는 강의실, 지루한 전공 수업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몸은 노곤하기만 하다. 창밖을 보니 대운동장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야구 글러브를 낀 채 바쁘게 움직인다. “이쪽으로 던져!” 땀을 흘리며 뛰어다니는 학우들의 모습에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수업 대신 재밌는 운동 하고 싶다.’ 강의실에 앉아 듣는 수업에 지친 학우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업, 바로 ‘야구소프트볼’이다.
본교 대운동장, 본격적인 경기 전 혹시 모를 부상을 예방하고자 몸을 풀며 수업의 시작을 알린다. 교수님의 지시에 맞춰 준비운동을 한 뒤 하나둘씩 글러브와 소프트볼을 챙긴다. 야구의 기본은 공을 ‘던지고 받는’ 것. 공을 잘 잡고 정확한 곳으로 보낼 수 있도록 짝을 이뤄 캐치볼을 한다. 서로 공을 주고받다 보면 처음엔 어색했던 폼도, 이상한 곳으로 향하던 공도 점차 나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서로가 배우고 즐기기 위해 온 이들임을 알기에 함께 격려하고 응원하는 건 성장의 자양분이 된다.
매 수업은 각 팀마다 10명씩, 총 세 팀으로 나눠서 진행한다. 투수가 있는 진짜 야구와 달리 수업에서는 모두가 돌아가며 타자가 될 수 있게 피칭머신을 이용한다. 공격팀은 삼삼오오 모여서 전략을 짜기 시작한다. 오늘 B팀은 1번 타자는 기선제압을, 그리고 3, 4번 타자는 게임의 분위기를 이끌기 위해 가장 실력이 좋은 학생들을 배치하기로 결정한다. 야구는 전략 게임인 만큼 모두와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칠 때 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경기는 공을 배트로 치고 1, 2, 3루를 돌아 홈으로 돌아와 점수를 얻는 기존의 야구 규칙과 동일하다. 피칭머신이 높고 재빠르게 공을 쏘면 타자가 배트를 휘두른다. 깡!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공은 저 멀리 높게 날아간다. “안타 좋다!” 학우들의 응원에 타자가 1루로 달려간다. 세이프라는 심판의 신호와 함께 팀은 분위기를 가져온다. “나이스!” 훈훈한 분위기와 함께 게임은 막을 내린다. 이번 수업은 B팀의 우승이다.
야구소프트볼은 책상에 앉아있는 것에 지친 학생들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준다. A 학우는 “전공 수업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 상태로 막 학기까지 왔더니 이대로 졸업하기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야구소프트볼 교양 수업을) 신청했는데, 너무 재밌어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쌀쌀해지는 가을, 사람들의 가슴 속 열정을 타오르게 하는 야구소프트볼. 이젠 보는 재미를 넘어 직접 하는 야구소프트볼의 손맛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이소민 기자 sml4425@inha.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