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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처럼 수많은 사람 중 우리가 인연을 맺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희박한 확률을 뚫고 반짝이는 인연의 순간을 경험하는 것은 소중하다. 하지만 조금만 기분이 나빠도 소중한 감정은 없어지고, 종종 짜증을 부리곤 한다. 우리는 서로를 더 사랑할 수 없을까? 에밀 아자르의 책 ‘자기 앞의 생’은 힘든 삶 속에서도 사랑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인공 ‘모모’는 프랑스의 빈민촌에서 지내는 10살 소년이다. 그는 자신을 돌봐주는 ‘로자’아주머니와 살아간다. 로자는 과거 매춘부였으나 현재는 매춘부의 자녀들을 돌보며 하루를 살아간다. 프랑스에서는 일정 나이가 되면 부모가 없는 아이를 보호센터로 보내야 한다. 그러나 모모를 사랑했던 로자는 그의 나이를 속여가며 곁에 둔다. 하루는 모모의 아버지라는 사람이 찾아와 그를 데려가려 하지만, 로자가 막아서고 그런 로자의 모습에 모모는 자신을 향한 사랑을 느낀다.
몸이 좋지 않았던 로자의 건강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악화한다. 병원에서 치료받기를 원치 않았던 그녀를 위해 모모는 직접 알뜰살뜰 간호하지만, 결국 로자는 좁은 지하실에서 숨을 거둔다. 죽은 그녀와도 떨어지기 싫었던 모모는 생전 그녀가 쓰던 화장품으로 그녀를 치장하고, 시체 냄새가 나지 않도록 향수를 잔뜩 뿌린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에 의해 로자의 시체가 발견되고 모모는 다른 집으로 옮겨가며 이야기는 끝난다.
책 ‘자기 앞의 생’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여기서 사랑이란 소중함을 말한다. 로자와 모모의 삶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비참하다. 모모는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빈민촌에서 매춘부의 자식들과 살아간다. 로자는 건강이 나빠져 계단을 오르기조차 힘들어한다. 사랑이란 이들에게 사치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모모는 가족처럼 자신을 돌봐주는 로자에게 사랑을 느끼고, 시간이 지나며 자신 또한 로자를 사랑한다.
작품 초반에 모모는 ‘사람은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자를 떠나보내며 스스로 답한다. 사랑해야 한다고. 모모가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끝에 얻어낸 답이다. 우리는 이들을 보며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을까?
때때로 우리는 곤경에 빠지면 남에게 상처를 주고는 한다.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을 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과거 대학 입시를 준비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가시가 돋친 말들을 내뱉은 기억이 있다. 속으로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부정적인 감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풀어냈다. 돌이켜보면 그들에게 매정하게 굴었던 필자의 태도를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필자는 우리의 곁에 있어 주는 사람을 사랑하며 어려운 순간들을 이겨낼 것을 다짐한다. 서로를 보듬어 줄수록 따뜻해질 사회를 기대하며.
송재혁 수습기자 12203566@inha.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