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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
5대 일간지로 꼽히는 언론사들이 있다. ‘조선일보’부터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까지. 5대 일간지는 정치 성향에 따라 두 부류로 나뉜다. 보수 성향을 띠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 그리고 진보 성향의 경향, 한겨레. 그렇기에 이들이 발행하는 기사의 논점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최근 논란이 된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에 따르면, 홍범도 장군의 연관어로 보수지는 ‘공산주의자’가 진보지는 ‘이념 잣대’, ‘색깔론’으로 드러났다. 모두 독자의 객관적인 판단을 흐리는 단어들이다. 실제 기사 개수 역시 보수지는 총 80건으로 철거에 대한 사실을 보도하는 경향을 보였고, 진보지는 124건으로 이념싸움과 부관참시 등 자극적인 단어를 선택해 육군사관학교의 선택을 비판했다.
사실, 언론사가 정치색을 띠는 것이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들은 이전부터 꾸준히 본인들의 관점을 관철해 왔지만, 최근 언론사의 행태는 기형적으로 보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학보사 기자들과 늘 했던 말이 있다. “경향신문과 중앙일보는 정치색이 그렇게 세지 않아서 볼 때 불편함이 덜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실제로 ‘정부’를 키워드로 작년과 올해 경향신문이 발행한 연관어를 분석하자, 작년은 관련 인물의 이름이 주를 이룬 반면, 올해는 ‘무책임’, ‘통계 조작’ 등 부정적 어휘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간지 중 비교적 중도적인 입장을 취했던 언론사들마저 공정함을 잊은 듯한 보도를 발행하는 것이 현실이다.
언론윤리헌장 ‘4. 공정하게 보도한다’. “윤리적 언론은 특정 집단, 세력, 견해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무사한 자세로 보도한다.”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2. 공정보도’, “우리는 뉴스를 보도함에 있어서 진실을 존중하며 정확한 정보만을 취사선택하며, 엄정한 객관성을 유지한다”. 최근 필자가 본 기사 속 이러한 윤리 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작금의 언론사는 헤드라인에서부터 그들의 정치적 색채를 잔뜩 뿌려대며 독자의 눈과 귀를 마비시키고 있다. 이렇듯 각 언론사가 지지하는 당파성에 따라 강조하는 부분도, 의미 부여하는 방식도, 씌우는 프레임마저 다른 상황에서 독자가 진실을 찾아내긴 사막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언론인은 취재하는 과정에서 독자보다 더 많은 정보와 이해관계를 접할 수 있는, 소위 말하는 ‘특권’을 얻게 된다. 언론사의 이해관계에 맞는 정보만을 취사선택하는데 이러한 특권을 남용하는 언론인의 모습은 통탄스러울 따름이다.
신문이 큰 영향력을 가지던 20세기를 지나 SNS, 유튜브 등 뉴미디어들이 새롭게 등장한 지금, 신문의 권위는 추락하고 입지는 위태로워졌다. 거기에 강한 정파성을 띠며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뽑아내는 언론의 모습은 추락에 불을 붙이고 있을 뿐이다. 언론인에게 말하고 싶다. 신문의 ‘사설’ 코너는 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인의 생각은 보도가 아닌 사설에 담는 것임을 말이다.
김민진 기자 12212895@inha.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