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대운동장 환경이 열악하다는 학우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특히 대운동장 인조 잔디의 부실한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인조 잔디 깔린 대운동장의 탄생
2009년, 당시 제30대 총학생회의 공약이었던 인조 잔디와 트랙은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약 3개월을 거쳐 완공됐다. 이에 따라 학우들은 잔디가 있는 새로운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듣고 동아리 활동이나 개인 운동을 하는 등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야외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운동장 환경의 노후화로 운동장을 이용하는 많은 학생이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불편한 운동장 환경, 어떻게 운동하나요?
본교에 재학 중인 A학우는 운동할 때, “대운동장이 맨땅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탄탄한 잔디 느낌이 아니라 인조 잔디 자체가 다 죽어버려서 매우 미끄럽다. 잔디 교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인조 잔디가 충격을 완충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축구 소모임장인 B학우도 “우천 시에는 잔디가 다 갈린 찌꺼기들이 배수구에 모여있고, 축구하고 나면 잔디가 갈리면서 일어난 먼지들이 몸에 다 붙는다”며 “운동장 배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또다른 불편함을 말했다.
운동장 환경의 부실함은 비단 학생만이 느끼고 있는 건 아니다. 운동장에서 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익명의 C교수도 대운동장 환경 관리에 대한 심각성을 전했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잔디 길이는 계속 짧아지고, 미끄럼을 방지하는 인조 잔디 속의 알맹이는 닳아가는 것이 보이는데, 인조 잔디가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아 수업에 지장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C교수의 강의 도중 부상을 입은 학우도 있다. “교양 체육 강의에선 평소에 체육 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학우 중에서 골절을 당하는 경우도 봤고, 그럴 때는 학생을 보건실까지 인도하느라 수업이 중단되기도 한다”며 “늘 운동장에서 수업할 때마다 마음을 졸인다. 차라리 딱딱한 지금 대운동장보다 흙바닥에서 수업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체육교육과의 상황이다. 체육교육과는 강의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실제 임용 실기시험에 영향이 가는 만큼, 수업을 진행하는 운동장 상태가 중요하다. C교수는 “실제 시험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한 동작을 쏟아내야 할 마당에, 학생들이 조심스럽게 운동하고 실기 연습을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수윤 체육교육과 학생회장 또한 “학과 수업과 체육대회 같은 행사, 동아리 활동 등을 위해 많은 학우가 운동장을 사용하고 있지만, 미끄럽고 넘어지기가 쉬워 학생들이 앞으로도 다칠 위험이 많아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환경부의 지침을 따라 교육부가 정한 학교 운동장 인조 잔디 내구연한은 7~8년이다. 하지만 본교 대운동장은 내구연한을 약 5년 넘긴 상태다. C교수는 “인조 잔디도 안전을 위해 수명을 정해놓았는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며 “학생들이 여가 활동과 스포츠 수업을 해나가야 할 공간에 조금만 더 신경 써서 관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하나둘씩 교체되는 다른 대학 운동장 잔디, 우리 학교는 과연?
본교와 비슷한 시기인 2009년부터 13년간 사용된 국민대학교 인조 잔디는 지속적인 교체 요구 끝에 시설팀 검토를 거쳐 작년 9월 공사에 착수했다. 2014년 운동장에 인조 잔디를 설치했던 서울과학기술대학교도 올해 7월부터 8월까지 인조 잔디 개선을 위한 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본교는 대운동장 상태를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인조 잔디 교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설팀 관계자는 “현재 시설팀이 민원 등을 통해 위험한 부분이 발견되면, 부분적으로 인조 잔디 보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운동장 인조 잔디 전체 교체가 큰 비용이 드는 만큼, 앞으로 끊임없이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설팀 관계자는 교내 운동장 환경이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운동장 뒤에 있는 주차장을 포함한 교내 지역이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에 따라 개발된다면, 운동장의 위치나, 배치 형태가 변할 가능성이 있어, 이 점을 고려하고 중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서윤 기자 jangseoyun20@inha.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