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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톡톡] 모기에게 물리면 왜 가려울까?

기사승인 2023.05.28  22: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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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지고 소매가 짧아지는 요즘, 여름만큼이나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모기다. 가장 거슬리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존재다. 특히 자는 도중 들려오는 웽-소리는 잠을 다 달아나게 할 만큼 소름 돋게 한다. 오죽하면 모기를 멸종시키기 위한 과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겠는가? 모기가 이토록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가려움일 것이다. 근데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모기에게 물리면 왜 가려운 걸까?

모기는 흡혈할 때 혈액 응고를 막기 위해 여러 효소 물질을 투입한다. 그중에서도 ‘히루딘’이라는 물질은 우리 몸이 외부 물질로 인식해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염증 반응의 매개체로 히스타민을 내보내 혈관을 확장한다. 히스타민에 대한 반응으로 가려움이 일어난다. 빨갛게 붓는 이유도 혈관이 확장된 만큼 피가 몰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흔히 ‘산모기’라고 불리는 흰줄숲모기에 물렸을 때 더 가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모기에게 물리면 유독 더 가렵거나 혹은 아프다고까지 느끼곤 한다. 빨간집모기는 피를 얻을 수 있는 흡혈 숙주가 가까이 있지만 흰줄숲모기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숙주가 나타났을 때 더 공격적이다. 내쫓아도 도망가지 않고 계속 달려들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흰줄숲모기는 일반 모기보다 흡혈 능력이 월등히 우수하다. 침이 훨씬 크게 팽창하고 더 많은 피를 빨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흡혈 횟수, 강도도 확연한 차이가 나고 흡혈 지속 시간도 훨씬 길다. 이 과정에서 일반 모기보다 심하게 면역 반응 체계를 활성화해 더 많은 히스타민을 내보내고 가려움도 더 극적으로 느껴진다.

모기에게 물렸을 때 대부분의 사람이 모기약을 바르는데, 주된 이유가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모기약에 들어있는 유효성분인 ‘다이펜하이드라민’은 항히스타민제로, 히스타민으로 인한 염증을 가라앉힌다. 또한 ‘아이소프로필 메틸 페놀’은 항균작용과 염증생성 작용에 관여하여 염증이 악화하는 것을 막아준다. 우리가 흔히 아는 약들은 이런 성분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가려움을 해소해 준다.

만약 마땅한 약이 없다면, 찬물이나 얼음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얼음을 이용하면 피부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확장된 혈관을 축소해 독소가 퍼져 나가는 것을 막아 염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너무 많이 긁어 진물이 나오는 상태라면 세균으로 인한 2차 감염의 위험이 있어 상처에 물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반면 흔히들 아는 침 바르기, 십자(十) 모양 내기 등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특히나 침을 바르는 것은 침 안에 있는 세균이 다른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에 주의해야한다. 십자 모양을 내는 것 또한 상처만 늘릴 뿐 효과는 없다.

한편 요즘 들어서는 부항과 침제거기도 효과적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의사들은 이에 대해 “이미 체내로 흡수된 모기의 효소를 어떻게 다시 빼낼 수 있다는 건지 의문”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무더운 여름만큼이나 걱정되는 모기. 물리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만약 물렸다면 안전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 자세를 가져보자.

이재훈 수습기자 ljh1109@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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