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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만화] 슬램덩크가 이끌어낸 것

기사승인 2023.02.26  22: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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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영화계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열풍이 불었다. 3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국내 흥행 2위에 올랐다. 흥행 요인으로는 학창 시절 만화를 접한 30∙40세대의 추억을 불러일으킨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열풍은 영화에만 그치지 않았다. 슬램덩크라는 슈퍼콘텐츠가 문화산업에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불어오고 있다.

출판업계는 슬램덩크의 등장으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국내 단행본이 두 달 만에 100만 부가 발행되는 신기록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완결된 만화가 역주행으로 두 달 새 100만 부가 팔리는 일은 국내 출판 만화 시장 최초의 사례다. 유통업계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영화 개봉 이후 농구화, 농구가방, 농구복 등의 농구용품 판매가 전년 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에는 ‘슬램덩크 와인’이 출시되기까지 했다. 이처럼 슬램덩크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실제로 더 현대 서울에 오픈한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매장 앞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인파를 뚫고 겨우 매니저에게 받은 대기 번호는 508번. 3시간 정도를 기다린 후에야 매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기다림 끝에 들어간 팝업스토어 내부는 텅 빈 모습이었다. 영하의 날씨를 뚫고 오픈런(문 열자마자 달려가서 구매) 행렬이 이어져 모든 굿즈가 팔려 재고가 남지 않은 상태였다. 방문객들은 아쉬운 마음에 매장 내부를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며 전시품만 봐야 했다. 이처럼 슬램덩크는 영화관, 서점, 팝업스토어 등 사람들을 문화의 거리로 이끌었다.

슬램덩크가 지금까지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던 원인에는 추억만 있는 건 아니다. 또 다른 요인은 캐릭터성이다. 소위 최애 캐릭터로, 대표적인 예가 주인공 강백호다. 강백호가 농구를 시작한 계기는 단순히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점점 농구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고 정신적 성장을 이룬다. 사람들은 그의 성장을 지켜보며 ‘강백호’라는 캐릭터에 빠져들게 된다. 강백호 이외에도 등장인물들은 정신적 성장을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이로써 사람들은 각자의 최애 캐릭터를 갖고, 감정이입 하며 슬램덩크에 몰입할 수 있다. 이게 바로 30∙40세대를 넘어 다른 세대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이다.

강백호가 처음 농구를 시작한 이유는 사랑 때문이었지만, 농구를 통해 자기 삶의 의미를 찾아 나간다. 사람들도 처음에는 슬램덩크를 단순한 마음으로 접한다. 재밌어 보여서, 혹은 지인의 추천으로. 그러나 만화나 영화 등 어떤 형태로든 접한 이후에는, 등장인물들이 뽐내는 스포츠물 특유의 열정이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새로운 학기, 삶에 열정과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면 슬램덩크를 추천한다.

박재형 기자 qkrwogud0@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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