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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논단] 교육의 개혁은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기사승인 2022.10.02  23: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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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식 교육학과 초빙교수

윤석열 정부에서 야심 차게 3대 개혁(연금, 노동, 교육)을 내걸고 그중에 교육 개혁의 하나로 초등학교 입학을 5살로 발표했다. 발표하자 곧 반대에 부딪혀 교육부 장관이 물러났다. 이는 교육을 행정적 측면에서 다뤘기 때문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인식론에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형상과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내용과 형상 중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반드시 기형적이고 파행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즉 내용이 없고 형식만 갖추게 되면 화이부실(華而不實), 겉모습은 화려하나 실속이 없다는 것이다. 내용을 담는 그릇도 중요하나 더 중요한 것은 내용, 본질이다.

교육 구성 요소는 교사와 아동, 교육내용과 방법, 그리고 교육의 장소이다. 이 중, 교육내용의 개혁이다. 인하대학교 출석부의 겉표지에 맹자의 진심편에 있는 군자삼락의 하나인 “득천하영재교육지삼락야”(得天下英才敎育之三樂也)가 쓰여있다. 교육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다. 교(敎)는 교사가 손에 지시봉을 들고 방향을 제시하고 아동은 어른을 본받음을 뜻하고, 육(育)은 어머니가 아이를 안아주는 모습이다.

또 ‘교’(敎)는 효(孝)+문(攵)의 합성어로, 효(孝)를 가르치는 뜻이기도 하다. 교육의 제1차적인 목적은 부모님께 효를 하도록 함에 있다. 성경에도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첫 계명이라고 했고, 공자의 제자 증자가 쓴 효경(孝經)에도 ‘효’는 덕의 근본이라 했다. 미국의 초기 대학교육 또한 라틴어로 ‘부모 대신’(In Loco Parentis)에 기초한 교육이었다. 이처럼 효는 동서양의 공통된 가르침이었다. 다시 말해 아동의 지적 발달보다 도덕과 윤리를 중시하였다.

요즘 코로나19로 생활양식이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시대와 환경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법칙이 있다. 그것은 자연법칙과 도덕이다. 도덕 법칙 중에 제1은 자녀가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다. 동물에게도 효가 있다. 어미 까마귀가 병들었을 때, 새끼 까마귀가 봉양한다는 반포지효(反哺之孝), 어미 양이 늙어 거동하지 못하면 새끼 양이 어미 양을 섬긴다. 그렇다면 이를 행하지 않는 인간은 동물보다 못하다.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은 천륜이고 변치 않는 도덕의 근본이다.

그리고 교육은 education으로, 라틴어 ‘에듀케어’(educare)에서 나온 말이다. educare는 ‘e’+‘ducare’의 합성어이다. e는 밖으로(out)란 뜻이고, ducare는 이끌어내다(drawing)는 뜻이다. 이를 풀어보면 아동 안에 내재 되어 있는 천부적인 특성과 개성을 올바른 방향으로 최대한 밖으로 끌어내어 자신의 내면성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교육이념이 무엇인가? ‘홍익인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교육은 본질에서 벗어나 입시 위주, 출세주의, 줄 세우기 교육을 하고 있다. 이로써 각종 사회 병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과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그 지식을 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다.

한국은 국제성취도평가와 세계올림피아드에서 최상위권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교육열도 최상위이고, 교사 수준도 세계에서 최고이다. 그런데 한국은 노벨상이 평화상 수상자 한 명밖에 없다. 이와 비해 유대인은 세계 인구의 0.2%도 안 되는데도 노벨상 수상자가 전체 수상자의 30%,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하는 한국계가 1% 정도라면 유대인은 30%, 전 세계 억만장자의 40%나 된다.

그 이유는 교육내용과 방법에 있다고 본다. 이제 우리는 정답을 찾는 주입식 교육에서 오답을 찾아가는 과정, 줄 세우는 교육에서 생각하는 지혜의 교육으로 아동 안에 잠재된 천성과 개성을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 그리고 아동을 교육의 객체에서 주체로 보는 인식의 전환, 끌려가는 교육에서 묻고 서로 배우며 가르치는 자율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의문은 지혜의 출발이다.

우남식 교육학과 초빙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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