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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가 몰랐던 스포츠, ‘소프트테니스’

기사승인 2022.05.29  22: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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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영(체교·2) 선수

 

플레이 볼!

선선한 바람이 불어 괜히 운동하고 싶어지는 5월의 어느 날. 본교 대운동장 앞 어딘가에 공이 텅텅 부딪쳐 둔탁한 소리가 들리는 테니스장을 찾았다. 바로 이곳에서 ‘인하대학교 소프트테니스팀’의 훈련이 시작된다. 해가 차츰차츰 지고 있어 그리 덥지 않은 날씨에도 선수들은 땀을 쏟으며 훈련에 열중했다. 이리저리 날아오는 공을 받아 칠 때마다 기합 소리를 내며 신경을 라켓에 모았다.

 

테니스 아니고 소프트테니스!

‘소프트테니스’는 테니스를 변형한 스포츠로 일본에서 유래됐다. 일본의 공식 기록에 따르면 일본 체육의 본고장인 체조 강습소에 부임한 미국인 교사 라란드가 테니스를 지도했다. 그 이후 그가 전국 사범학교 학생들에게 무른 공을 사용하도록 한 것이 이 종목의 시작이다. 19세기 말 일본에 테니스가 전파됐으나, 수입해서 쓰는 테니스공이 비싸 직접 제작할 수 있는 무른 공으로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우리나라는 1883년 개화기 김옥균 선생에 의해 도입됐다. 이때 소프트테니스를 ‘척구’라고 불렀는데, ‘척서’라는 이름의 윷놀이에서 딴 공던지기라는 의미다. 이후 연식(軟式)정구, 정구로 칭하다가 현대 일본에서 소프트테니스(ソフトテニス)라고 불러 우리 역시 2019년부터 바뀐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명칭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테니스와는 다르게 ‘소프트’한 공을 사용한다. 라켓은 반드시 소프트테니스 라켓을 사용해야 하지만 재질, 무게, 치수, 형상에 구애받지 않는다. 실제 선수들의 라켓을 비교해보면 길이와 폭 모두 테니스보다 작다. 라켓을 잡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테니스는 라켓 양면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면이 옆을 보는 ‘이스턴 그립’이다. 반면, 한 면만 사용하는 소프트테니스는 앞을 보는 ‘웨스턴 그립’을 주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소프트테니스 선수는 테니스도 곧잘 치지만 테니스 선수는 소프트테니스를 어려워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소프트테니스는 보통 단식 3세트, 복식 5세트로 진행된다. 한 게임당 4점을 먼저 내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다. 다른 종목에 비해 득점수와 게임 수가 적어 단시간에 승부가 결정된다. 복식경기에서는 코트의 앞을 담당하는 ‘전위’와 뒤를 수비 하는 ‘후위’로 포지션이 나뉜다. 전위는 네트 가까이 위치한 공을 처리한다. 때문에 전위는 키가 크고 힘이 있는 선수가 유리하다. 후위는 스트로크를 주로 다뤄 강한 체력, 스피드를 가져야 한다.

 

‘하이 파이브’를 치고 있는 이동민(스과·2) 선수와 최동영(체교·2) 선수 (출처=스포츠 홍보마케팅팀 BE룡)

 

우리 대학 선수들을 만나다

올해 2월 ‘전국춘계대학정구연맹전’ 단체 우승이라는 쾌거를 알린 인하대학교 소프트테니스부. 개인전 3위, 2위까지 우리에게 승전보를 알리는 본교 소프트테니스 선수 최동영(체교·2), 이동민(스과·2) 선수를 만났다.

최동영 선수는 초등학교 4학년 체육활동으로 접한 소프트테니스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껴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최 선수의 포지션은 후위다. 그는 후위가 그냥 멋있어 보인다며 장난스레 자신의 위치에 대해 설명했다. 소프트테니스의 매력에 대해 묻자 최 선수는 “공이 라켓에 맞을 때 느껴지는 임팩트가 좋다”고 말했다.

이동민 선수는 초등학교 소프트테니스팀 코치님의 권유로 입문하게 됐다. 이 선수의 포지션은 중학교 1학년 때 갑작스레 커진 키에 장신이면 유리한 전위로 정해진 것 같다고 했다. 이 선수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경기가 운영되지만 한 점 한 점 점수를 따는 것이 재미있다”고 이야기했다.

두 선수가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을까? 최 선수는 좋은 성적을 내고 난 뒤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고교 시절보다 해야 할 것이 많아 힘들어지긴 했지만 인하대학교에 입학한 것이 뿌듯하다고 이야기했다.

최 선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21년 첫 시합이었다. 전체 스코어 1:1의 상황. 마지막 게임만 이기만 승리를 거머쥐게 된다. 그때, 최 선수가 점수를 뒤집었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최 선수는 “그 게임이 어렵기도 했고 재미있었던 경기”라며 회상했다.

두 선수들에게 소프트테니스는 특별한 존재다.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세월의 절반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이 스포츠가 최 선수에게 여자친구, 이 선수에겐 가족 같은 존재였다. 최 선수는 “(소프트테니스와) 같이 나아가고 진심을 다해 열심히 하려는 마음입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선수는 “한 몸처럼 오랫동안 해 왔고, 은퇴를 하더라도 잊히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2022 KUSF 대학소프트테니스 U-리그를 앞두고 두 선수는 모든 경기를 이겨서 최대한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덧붙여 이 선수는 “인하대학교라는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대회에서 좋은 성적 거두겠다”고 전했다.

 

인하대학교 소프트테니스팀 선수들 (출처=스포츠 홍보마케팅팀 BE룡)

 

비인기 종목의 설움

그럼에도 소프트테니스팀이 겪는 아쉬움과 어려움은 있다. “이 스포츠가 비인기 종목이어서 학우들 대부분이 모르시는 것 같더라고요.” 이동민 선수는 타 종목에 비해 학우들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직접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재미있으니까 관심 많이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소프트테니스는 아시안게임 공식 채택 종목이지만 올림픽 채택 종목은 아니다. 전 세계의 주목 받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아닌 만큼 아쉬움도 남는다. 인하대학교 소프트테니스팀 황정환 감독은 "아시아권에서만 활발해 대외적으로 활성화 시키기에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지나가다 한 번씩 마주한 테니스장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본교 테니스장은 모두 야외다. 때문에 우천 상황이나 기상이 악화되면 훈련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 황 감독은 “다른 곳에 가보면 인조 잔디도 있고, 하드 코트도 있어서 갖춰야 할 것은 갖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기자가 훈련장을 찾은 날 선수들은 코트의 절반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 나머지 절반이 일반 학우들의 수업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테니스장은 외부인 출입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어디에도 (외부인에게 학내) 코트를 개방한 곳은 없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이동민(스과·2) 선수

 

그럼에도 우리는 소프트테니스를 한다

우리 학교 소프트테니스팀은 매년 우승 소식을 전해주는 강팀이다. 얼마 전 5월 16일 백경훈, 윤규상 선수가 동아일보기 전국 소프트테니스대회 개인 복식 우승 쾌거를 알리기도 했다. 황 감독은 “선수들이 운동할 때는 정말 열심히 하는 강점 있는 선수들”이라 말하며 인하대 소프트테니스팀을 자랑했다.

최동영 선수와 이동민 선수 역시 “각자 선수들이 잘 해줘서, 좋은 팀으로 성장한 것 같고 10명 모두 실력을 갖춘 팀”이라며 “다른 운동부들 보다 외모적으로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며 장난스레 팀에 대해 이야기했다.

말랑말랑한 공, 가벼운 라켓, 빠르게 결정되는 승부. 통통 날아오는 공을 재빠르게 쳐 내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과 순발력을 기를 수 있는 스포츠가 바로 소프트테니스다.

보는 것도, 직접 하는 것도 재미있는 소프트테니스와 본교 선수들에게 학우들의 많은 관심이 닿고 앞으로도 좋은 소식이 계속해서 전해지길 바란다.

신지수 기자 jagun0331@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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